A to BOYZ
THEBOYZ YOUNGHOON COVER SONG
A Great Big World - SAY SOMETHING.
Love Leaves Duality.
사랑은 나를 살게 만들기도,
나를 죽게 만들기도 해.
안녕.
가끔 새파란 하늘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밌는 어떤 걸 할 때면 오래오래 살고 싶어져.
그러다가도 금세 죽고 싶어지는 걸 보면 난 아직도 징그럽게 변덕스럽지.
오늘 나는 해가 넘어가는 시간에 일어났어.
날이 많이 추워서 너가 사준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었어.
새로 구한 알바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엔 우리가 만나곤 했던 버스 정류장이 있어.
너는 정류장 맞은편에 실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아파트들을 유난히 싫어했잖아.
창 너머로 비치는 멀끔한 내면은 잘 다듬어진 삶의 단면 같았어.
우리에겐 절대 닿을 수 없는 삶이라고 생각했나봐.
동경을 혐오로 감추는 건 너와 내 주특기였어.
웃는 걸 참 좋아해.
나는 그렇게 예쁘게 웃을 수가 없어서.
아무도 읽지 않는 나만의 공책에
펜촉이 망가질 때까지
꾹꾹 감정을 쏟아 내려갈 때도 있었어.
거의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도,
자신을 가엾게 여기는 것 마저 사치가 되어버려서,
눈물도 홀로 삼키고,
꾹꾹 담아놓고 덮어뒀지.
그러다 밤이 되면 어두운 방안에서 소리없이 홀로 터뜨리곤 해.
괜찮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괜찮은 상태가 어떤 건지도 모르겠어.
하나도 모르겠어.
나는 계속 침식하고 있는 기분이야.
나는 너무 보잘 것 없고,
모르는 게 많아.
살면서 참 포기해야될 게 많아져.
그런데 이제는 뭘 포기해야 될지도 모를 지경이야.
나는 뭐라도 할 수 있는데,
어떤 곳이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도 모르겠거든.
그러니까,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내가 널 거의 포기하려고 하잖아.
너무 힘에 부쳐서
숨쉬는 것마저 힘들어 미칠 지경인데,
나는 결국 닿을 수가 없어 미안해.
45번 버스에서 내리는 네 흰 운동화의 앞코만 보고도 난 늘 너인줄 알고 단번에 웃음이 샜다.
우린 곧장 걷지 않고 의자에 앉아 한참을 웃고 떠들었어.
창 너머의 사정은 아무래도 상관 없는 사람들처럼.
사랑해 줘서 고맙다고 얘기했었나. 안 했던 거 같다.
싫은 게 너무 많았던 열아홉은 단정한 스물다섯이 됐어.
재미는 좀 없다. 나는 너와 함께 했던 유난스럽고 소란한 시간을 매일 생각해.
피곤하고 아팠지만 그립다.
보고싶어.
아직도 많이 사랑해.
오늘은 정말, 지치고 힘든 날이었어.
자꾸 눈물이 차오르는 걸 간신히 참고 여러번 숨을 크게 쉴 정도로.
작년부터 에이투보이즈 하나씩 차례대로 뜰 때마다 영훈이 것만 기다렸는데,
막상 영훈이 영상이 뜬 날에는 차마 끝까지 다 못보고 중간에 꺼버렸어.
다들 영훈이가 예쁘고 멋지다고 행복해하는데
나는 차마 함께 즐길 수가 없었거든.
슬픈 영화도 우울하지 않을 때 봐야 재밌는 걸.
영상은 정말 추웠고,
노래는 너무 슬펐고,
외로웠고 막막했어.
우울한 감정은 남기고 싶지 않았는데
오늘은 유독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임시저장해 둔 영훈이를 불러왔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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