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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 ./킹덤 .

더보이즈의 레드웨딩.

by 차보리 2021.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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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킹덤:레전더리워 2차경연의 주제는 RE-BORN,

다른 출연자 아티스트의 노래를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경연이었고, 더보이즈는 에스에프나인의 오솔레미오를 선택했다.

부제 The Red Wedding은 그 유명한 왕좌의 게임 소설 버전 피의결혼식 에피소드이기도 하며,

드라마 버전의 에피소드 제목은

왕좌의 게임 시즌3 ep.09 The Rains of Castamere, 카스타미어의 비(rain)이다.

(참고로 여기서 Rain은 화살이 비처럼 쏟아진다의 비유적 표현이다.)

에피소드의 대략적인 내용은 롭 스타크가 동맹을 위해 왈더 프레이의 딸과 결혼하기로 맹세했으나 자신의 사랑을 위한 롭 스타크의 결정 때문에 결국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자신의 아이까지 잃고 마는, 그야말로 사랑때문에 겪은 비극적인 참담함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 처절하고 참담한 감정 연기를 더보이즈는 그야말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개인적으로 노에어 때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한 표정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더보이즈 킹덤 2차경연 오솔레미오 오프닝 비주얼.

이는 마치 왕좌의 게임 오프닝 비주얼과도 약간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화면에 비친 태양과 은하계의 별, 그리고 불꽃이 터지는 새장을 순서대로 비춰주는 카메라 워크로 볼 때, 이 새장이 바로 지구의 위치, 혹은 달의 위치로 해석해볼 수 있다.

로드투킹덤에서부터 더보이즈가 지속적으로 유지해온 컨셉인, 달로써 더보이즈의 표현해왔다는 전적을 참고하자면 바로 불꽃이 터지는 새장에 더보이즈가 위치해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바로, 이 불꽃이 튀는 새장을 주연이 바라보고 서있다.


더보이즈 주연 탱고

주연은 새장에 들어가 쓰러져 있는 여성을 일으켜 세우며 정열적인 탱고를 추기 시작한다.

​이때 주연과 댄서의 안무는 대체적으로 떠나가려는 상대방을 주연이 계속 붙잡는 듯 하다.

 

이때 등장하는 음악이 바로 El Tango de Roxanne,

록산느의 탱고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록산느의 탱고는 원곡이 따로 있다.

원곡의 가사내용은, 오늘만큼은 다른 남자에게 몸을 팔지 말라며 절규하는, 창녀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노래다.

약간은 과할수도 있는 해석이지만 이를 더보이즈의 무대에 적용해보자면,

오늘만큼은 떠나지 말아달라는, 내 곁에, 내편이 되어달라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보이즈 주연

새장에 벗어날 수 없는 주연의 절규.

오늘만큼은 나를 떠나지 말라달라는, 영원히, 변하지 말아달라고 새장 안에 갇힌 채 손을 뻗는다.


이 새장의 등장은 역시 왕좌의 게임의 피의결혼식 에피소드를 따온 미쟝센으로 볼 수 있다.

왕좌의게임에서 피의결혼식 에피소드(정식 제목은 The Rains of Castamere, 카스타미어의 비)에서 왈더프레이 가문의 딸과 롭스타크의 외삼촌인 에드무어 툴리 공(롭스타크 대신 왈더 프레이 가의 사위가 되려함)이 결혼식을 올리는데, 이때 결혼식 전통이 새신랑과 새신부가 새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다.

결혼식 축사는 롭스타크의 외삼촌인 에드무어와 그의 아내가 받는 것이지만, 롭스타크와 롭스타크의 연인인 탈리사가 함께 들으며 둘만의 눈빛 교환을 하며 사랑을 약속한다.

 

이후, 에드무어와 그의 아내는 연회장 바깥의 새장으로 나가지만, 남은 이들은 연회장에 남아 연회를 즐기는 와중,

연회장의 문은 잠기고, 스타크 일행은 연회장에 갇혀 몰살당하게 된다.


새장에 갇힌 그는, 상대방이 변하지 않고 자신의 곁에 남아주길 바라지만 결국 그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갇혀있으니까.

이는 바로 전 1차경연과도 연결해 해석할 수 있다. 1차 경연 No Air(A Song of the Ice and Fire) 버전의 주연은 분명 더보이즈를 구할 수 있는 불을 스스로 꺼버리기도 한 전적이 있으며, 불가사의한 손에 지배되어 고통을 받는 퍼포먼스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더보이즈 현재

현재가 앉아있는 재단은 마치 스타크 가를 공격한 왈더 프레이의 위치와도 같다.

하지만 그 자리에 위치해 있는 현재를 왈더 프레이라고 바라보기엔 약간의 무리가 있다.

오히려 그 자리에 다시 나타나 오빠의 복수를 해낸 아리아 스타크의 현신으로 보는 게 더욱 적절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다시말해, 가족과도 같은 더보이즈 멤버의 복수를 해주는 위치에 서있는 현재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스포주의:

아리아 스타크는 롭 스타크와 어머니가 왈더 프레이의 쌍둥이성에서 죽을 당시, 바로 그 문 앞까지 도달하여 연회장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동행하던 산도르 클리게인에게 목덜미를 잡혀 정신을 잃었다. 지금 연회장에 들어갔다간 아리아 스타크도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산도르가 일부러 그녀를 데리고 피신한 것. 이때 현재가 뒤로 넘어가는 모습이 마치 산도르에게 목덜미를 잡혀 끌려가는 아리아의 모습과 비슷하다.

결국 아리아는 가족들을 구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후 시즌에서 바로 오빠 롭 스타크가 죽을 때와 동일한 위치에 앉아있는 왈더 프레이를 암살하여 복수에 성공하였다! 내 최애 왕겜 캐릭터!


더보이즈 케빈


의자를 걷어낸다는 것은 곧, 연회에서 당신을 위한 자리가 없다는 것.

 

결국, 왕좌의게임의 피의 결혼식 에피소드 내용대로, 죽음을 향해 치닫는 강렬한 더보이즈의 퍼포먼스가 시작된다.


이때 더보이즈의 칼군무는 진짜 완벽하다.

특히나, 진짜 에스에프나인과 결탁해서 이 노래를 선택한건가 싶을 정도로 왕좌의 게임의 더 레드웨딩과의 컨셉이 너무나 딱딱 맞아 떨어진다.

로드투킹덤에서 더보이즈의 존재감을 달로 표현한만큼, 더보이즈에게 태양의 존재는 달을 빛나게 하는 광원, 즉 시청자인 더비가 될 수 있다.

혹은 사랑하는 상대방이 자신의 숨까지 앗아갈 정도로 감내하기 어려운 존재임에도 그 대상에 대한 변치않는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더보이즈 영훈


 

더보이즈 선우

이때 선우의 랩메이킹은 극악무도하면서도 매우 드라마틱해 마치, 뮤지컬을 1열에서 직관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통스럽게 타오르는 그대의 모습
이 얼마나 처절하고 아름다운가

이 춤은 당신의 대한 나의 사랑
그대의 목숨을 거둘 몹쓸 몸이고 나의 몫이요

분명 운명의 장난 또 불멸의 사랑
타올라 버린 너와의 밤은
검붉은 핏빛으로 남아
가엾은 태양이 되리
나의 Amor eterno


그냥 가사만 봐도, 자신의 영위를 위해 상대를 제물로 바치는,

그리고 제물에 대한 예우를 표시하는 듯한 손동작까지!

더보이즈 선우

지독하게 상대방을 몰아세우면서도 그에 대한 입발린 대사까지 와 진짜 선우는 천재인가 싶다.(전지적더비시점)

결국 선우의 상대방은 그를 비추기 위한 태양이 되기 위해 불에 타버리는, 비극적인 가사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이 선우의 랩을 듣고 그가 피처링한 Rare(지훈)의 곡 HATE가 생각나기도 했다.

선우의 가사

2021.05.19 - [감상문./노래.] - 더보이즈 선우 HATE(feat.NAMED LATE)(Prod. RARE) 가사


곧바로 이어지는 장면, 현재에게 발목을 잡혀 주연과 닿을 듯 말 듯한 여성 댄서.

더보이즈 현재, 주연

이때 현재와 주연이 부르는 노래의 가사는,

 

Ego Dormio 아직 니 온기가 가득해

 

나는 잠들어있지만 아직도 네 온기가 가득하다는 의미다.

당신이 없는 지금도 당신의 열기로 인해 온기를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상대방과 왜 지금은 함께 할 수 없는 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하기도 한다.

특히 이때 주연과 여자댄서의 만날 수 없는 만남은 마치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항상, 달이 뜨는 밤이 되어서야 줄리엣의 창가에 가서 사랑을 나눌 수 있었던 로미오의 모습을 표현한 것일지도.


더보이즈 제이콥

무대 구조상 2층에서 전개되는 사랑에 대한 세레나데는 또한, 왕좌의게임 카스타미어의 비 에피소드에서 스타크 가문과 그의 일행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라니스터가문의 위장한 궁수들의 위치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을 참고하자면 자신을 습격하는 적군의 위치까지 파고들어 더보이즈의 반격이 시작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라 볼 수 있다.

 

이후 더보이즈의 생사를 건 불과 피의 혈투가 펼쳐진다.


이때 상연이 불을 피우지 못해 매우 아쉬워했는데, 나도 역시 이 화면이 너무 어둡게 나와 멤버들의 얼굴도 잘 비추지 못해 이때 혹여라도 불이 붙었으면 더 멋지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생겼다. 그래서 영상도 만들었다.ㅋ

비바람이 몰아쳐도 꺼지지 않는 소중한 불인데ㅠㅠ

풀버전 영상.

근데 막상 불을 합성해보고 나니까 A등급, A+등급 차이 정도가 아니네....


더보이즈 선우

이때 선우가 마이크 고정시키는 손동작, ㅅㅂ너무 좋아!!!!

더보이즈 주연

선우가 가리키는 곳에 주연의 그녀가 있고, 새장 문은 열려있다. 

그의 발걸음은 매우 무겁고 지쳐있다. 아마도 직전, 목숨을 건 혈투를 마치고 왔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힘을 다해 그녀가 있는 곳으로 달려나간다.

더보이즈 주연

대체 어떤 천재 작곡가가 여기에 슈베르트 마왕을 샘플링할 생각을 했을까?

슈베르트의 마왕은 괴테의 시에 슈베르트의 음계를 입힌 것으로,

이 곡의 가사는 저승사자가 자신의 소중한 존재를 앗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주연 또한 자신에게 소중한 상대방의 죽음을 바로 손 끝 앞에서 구할 수 없는 비극적인 상황에 놓여있는 비참함을 표현해냈다.

상대방의 죽음을 바로 눈 앞에서 목격한 후, 주연을 무릎을 꿇고,

​바로 이어지는 에릭의 랩 또한 매우 의미심장하다.


붉은 장미 빛 사랑을

다시 한번

마지막이라도 좋으니

Unico y solo tuyo

(생에 유일한)

마치 인생의 마지막을 목전에 두고 있는 듯한 군인이 생에 유일한 장밋빛 같았던 사랑을 회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죽기 전 마지막 바람으로, 그대와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애절한 감정이 담겨 있다.

곧바로 더보이즈에게 죽음이 닥쳐온 듯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이 장면에서 2층에 존재하는 무용수들은 앞서 말했던 원작 왕좌의게임의 시즌3 9화의 숨겨진 궁수들로 보인다.

왕좌의 게임 에피소드의 제목이 앞서말했듯 The Rains of Castamere, 카스타미어의 비인데,

이 무대에서 찬란한 비처럼 내리는 황금 색종이들은 2층의 궁수들이 더보이즈에게 쏘아대는 화살과도 같다.

더보이즈 영훈

비처럼 쏟아지는 화살을 맞으면서 비장한 복수를 준비하는 더보이즈.

더보이즈 주연


이윽고 바로 앞에서 나타난 석궁으로 태양을 쏘아 맞춰 2층의 저격수들을 쓰러뜨리고 달을 띄우는 더보이즈.

왕좌의 게임 카스타미어의 비 에피소드에서는 이 석궁이 스타크 가를 몰살하는 무지비한 아이템으로 등장했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더보이즈는 이 석궁 아이템을 복수에 사용하는 듯 하다.

 

특히, 여기서 현재는 바로 앞에서 날아온 석궁을 잡아 바로 태양을 저격하는데, 이 아이템을 마치 시청자가 보내준듯한 느낌을 준다.

(노에어POV)

2021.05.15 - [감상문./킹덤.] - 더보이즈의 얼음과 불의 노래.

더보이즈 현재


내가 진짜 이 장면이 너무 멋져서 길이별로 짤을 몇개 더 만들정도였다.

더보이즈는 태양을 가리는 달을 쏘게된다.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을 뒤로한 채, 더보이즈의 오솔레미오, The Red Wedding의 엔딩을 장식한다.


개인적인 감상으로서는 역시, 더보이즈가 더보이즈했다 뿐이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직접적인 계기가 된 무대인 동시에, 더보이즈가 이제껏 보여준 킹덤의 레전드 무대라고 감히 꼽고 싶을 정도로 스토리의 기승전결, 안무 배치, 동선과 소품 장치 활용이 흠잡을 수 없이 완벽한 무대였다.

원곡 에스에프나인의 오솔레미오는 뜨거운 태양과 같은 상대방이 자신을 녹일지라도 타오르는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정열적인 사랑을 리드미컬한 라틴팝 사운드로 표현했다면,

더보이즈의 킹덤 버전 오솔레미오는 사랑하는 상대방을 자신의 제물로 삼아, 혹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사랑하는 상대를 해할 수 밖에 없는 비극적인 운명의 장난에 대해(약간 로미오와 줄리엣st.) 더보이즈의 처절한 감정연기가 매우 돋보이는 퍼포먼스였다. 사실, 노에어에서 강조했던 처절하고 절박한 연기는 오히려 오솔레미오에서 더욱 더 드라마틱하게 표현되었고 역시나 스토리상, 무대 연출이 완벽했던 제 2의 괴도와 같은 무대였다.

원곡의 분위기보다 더욱 처절하고 웅장하며, 드라마틱한 탱고에 색다른 도전을 하기도 했다.

(탱고라니! 더보이즈가! 또!)

 

특히 더보이즈의 오솔레미오 노래는 물랑루즈 OST 록산느의 탱고, 그리고 슈베르트 마왕을 샘플링하여 더보이즈만의 태양에 대한 찬사가를 완성시켜 그 비장한 감정을 더욱 증폭시켜주었다. 나는 정말 더보이즈 버전의 오솔레미오가 너무 좋아서 공개되자마자 한곡반복으로 무한히 들은 것 같다.

나는 이걸 ㄹㅇ 코입틀막하면서 숨도 못쉬고 봤다. 특히 익숙한 클래식이 나올 때 나는 "이 음악이 뭐였더라? 되게 비극적이고 슬펐던 내용이었던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전에 주연과 댄서분과의 비극적인 사랑 연기를 보고 바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이런게, 음악으로서 개연성을 부여하는, 매우 모범적인 무대 전개가 아닐까 싶다.


더보이즈 영훈과 현재


결국 자신의 태양을 직접 쏴 달로 가려버린 더보이즈.

이에 대한 스마트한 더비들의 해석이 매우 많지만, 아직 더보이즈의 왕좌의게임이 끝나지 않았으므로 이에 대한 해석을 이렇다 저렇다 단정짓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확실한 건, 더보이즈가 그들의 태양과 같은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그 상대방을 더비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검붉은 태양빛 아래 더보이즈가 선사하는 최후의 세레나데,

오솔레미오(O Sole Mio, 나의 태양, The Red Wedding)


이 경연에서는 출연자 투표에서 점수를 많이 얻지 못해 등수가 많이 하락했다.(매우 비극적인 경연이었음ㅠㅠ)

하지만 나는 이 무대가 그 어떤 퍼포먼스보다 완성도 높고 의미있었다고 느꼈다.(내 취향이 대중적이지 않은건가...)

앞으로 더보이즈는 킹덤에서 3차경연과 생방송 무대가 남았다.

작년 로드투킹덤의 이맘때 쯤은 점수가 몇점인지, 킹덤에 진출하기 위해 몇점이 더 필요한지 되게 신경썼던 것 같은데 더보이즈가 막상 킹덤에 와서 자신의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뭔가 계속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진짜 영화같은 무대를 선보이며 몸을 사리지 않고 더비들에게 황홀함을 선물해주었던 더보이즈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앞으로 그대들의 킹덤로드가 더욱 빛날 것임을 일개 더비가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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